Beronia Tempranillo Elaboracion Especial 2016.
스페인 음식점에 갔으니 스페인 와인을. 고민하다가 고른 베로니아 템프라니요 엘라보라시옹 에스페샬. 뭐 리오하의 템프라니요니 그냥 믿고 마시는 느낌으로 주문을 했다.
그런데 기대보다 가볍고 프루티한 템프라니요였다. 샹그리아 만들면 딱 좋을 것 같은 느낌. 와인에 익숙하지 않거나 무겁고 텁텁한 와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런 와인이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뭔가 리오하의 고급스러운 맛을 기대했는데 조금 아쉬웠다. 벨베티하면서 밀키한 느낌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와인의 무게감이 적고 탄닌감이 많지 않다보니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너무 어린 빈티지였던건가, 내가 잘못 기대한건가.
트라가의 음식들은 무난했다. 해산물 빠에야는 맛있었다. 홍합을 푹 익히지 않고 살짝 데친 느낌이라 좀 더 신선한 감이 있었다. 조금 아쉬운건 왠지 빠에야를 이 빠에야 팬에 직접 만든게 아닌 것 같은 느낌. 다른 곳에서 만들고 여기에 올려서 살짝 데운건가 싶기도.
저 타파스 세트는 비주얼이 담당인가 싶기도 했는데, 이베리코가 아주 맛있었다. 역시, 스페인 맛은 어른 돼지고기다.
소고기 타르타르는 양이 꽤 많았는데, 소고기를 조금 크게 썰어놓은게 아쉬웠다. 조금 더 잘게 썰어서 주면 훨씬 더 부드럽고 좋았을 듯.
깔라마리는 음. 오징어 다리를 마치 돈까스처럼 빵가루를 입혀 튀긴 듯 했다. 그래서 더 짙은 갈색으로 튀겨진 것 같기도. 스페인에서 먹었던 깔라마리들은 그런 빵가루들은 없었던 것 같은데. 튀김옷이 더 가벼웠던 기억이.
스페인에서 먹었던 몇 군데의 깔라마리들. 뭐 굳이 이게 맞네 저게 맞네라기 보다는, 그냥 내 입맛엔 얇게 옷을 입혀 튀기는게 더 맛있었을 것 같다는 느낌.
타파스들은 부르게스타처럼 빵 위에 이것저것 올라가 있는데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개인적으로 좀 아쉬운건, 음식 양이 적어도 한 접시 한 접시씩 여러가지 음식이 나오는게 스페인 타파스의 매력인데, 뭔가 커다랗게 한 판 나오니 스페인 느낌이 좀 덜한 듯했다. 빔 프로젝트로 나오던 영상에는 프랑스의 모습, 에펠탑 모습, 이런게 계속 나왔다. 왜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적당히 먹고 마시며 즐기기엔 나쁘지 않았던 스페인 음식점.
2019.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