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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s of Wines

Le Manoir Murisaltien Rully, Mercurey (르 마누아르 뮤리샐텅 륄리, 메르퀴레)

Le Manoir Murisaltien Rully 2000, Mercurey 2000 


같은 도멘의 같은 2000 빈티지로 싼 값에 있길래 집어왔다. 자주 접하기 어려운 마을들에 저 정도 빈티지로 이 가격에 비교 테이스팅까지 가능하다니! 


처음 보는 Le Manoir Murisaltien 이라는 도멘이었는데, 마을급이라 그런지 별로 비싸지 않았다. 아직 부르고뉴 경험이 짧기도 하지만, Rully 와 Mercurey 라는 마을은 처음 마셔본다. 뭐, 이렇게 마시면서 하나하나 경험을 쌓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륄리는 마치 샹볼처럼 여성스럽고 여린 느낌에 은은히 피어오르는 꽃향까지, 이 가격에 이정도 퀄리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섬세함이 조금 떨어지고 여운이 좀 짧기는 하다. 1-2시간 지나니 시들어버려서 더이상 처음의 그 맛과 향이 나지는 않는다. 아마도 장기 숙성은 어려울텐데, 그래도 18년이나 버텨주었으면 충분히 버틴거 아닐까 싶다. 데일리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면 괜찮은 것 같다. 바로 따서 1시간 이내에 다 마시는 것이 좋을듯. 


메르퀴레는 석회질 향과 텍스쳐가 좀 있는데, 떼루아가 정말 그런지는 지식이 부족해서 나중에 좀 찾아봐야 될 것 같다. 이전에 비슷한 느낌을 주었던 Erath Pinot noir 가 생각났다. 메르퀴레는 시간이 지나도 그 느낌이 계속되고, 뭔가 더 열려야 할 것 같은 무게감이 조금 있었는데, 1-2시간 지나도 열리는 느낌은 없었다. 어쩌면 이게 그냥 이 녀석의 본모습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마찬가지로 이 가격에 이정도 퀄리티면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다만, 굳이 한 병을 고르라면 륄리를 고르겠다. 


도멘 정보를 찾아보려고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니, Le Manoir Murisaltien 과 Domaine Belleville 을 몇몇 미국인들이 2017년에 매입하여 운영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레이블을 바꿨는지, 홈페이지에 올라온 와인 사진들의 레이블은 이번에 마신 와인 레이블과 다르다.  

홈페이지 (http://www.manoirmurisaltien.com/en


도멘은 뫼르소에 위치해있고, 아마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되어 있는지 셀러 투어와 테이스팅이 가능하다고 나온다. 과연 언젠가 가볼 수 있을까? 



2018.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