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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s of Wines

Cantina Zaccagnini Il Bianco di Ciccio (칸티나 자카니니 일 비앙코 디 치쵸) at Mezclar (메즈클라)

지난 주말, 원래는 다른 와인 행사를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일정이 늦어지고,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날씨를 보고는 와인 행사에 갈 마음을 접었다.

그러고는 방향을 돌려 헤리티지에서 와인을 두 병 사고는, 근처 레스토랑을 추천받아 방문했다. 방문한 레스토랑은 메즈클라. (https://www.instagram.com/mezclar_comfort_cuisine/)

비가 와서 조금 흐린 날이었지만, 실내는 참 포근한 느낌이었고, 통유리로 환하게 들어오는 빛이 비온 날의 개운함을 안겨주었다.

먼저 음식을 골랐는데, 관자 로메인 샐러드와 함께, 오늘 신선하다고 추천해주신 성게알 스파게티, 광어살 스파게티를 선택했다. 막상 음식을 고르고 보니 전부 해산물이라서, 와인은 화이트를 선택.

 

Cantina Zaccagnini il bianco di Ciccio.

이전에는 칸티나 자카니니의 다른 화이트를 마셨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일 비앙코 디 치쵸를 선택했다. Trebbiano 80%, Chardonnay 20% 로 블랜딩이 되어있다고 한다.

해산물이 있는 음식들이라서, 뭔가 산미가 강하고 상큼한 화이트가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는데, 일 비앙코 디 치쵸는 그렇게 산미가 중간 정도였고, 약간은 둥글둥글한 느낌. 그런데 음식과 함께 마시다보니, 이렇게 요리된 해산물 음식에는 이런 와인도 괜찮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마시면 마실수록 점점 더 고급스러운 맛이 났다. 점차 고소한 향을 풍기며 마치 뫼르소인 척, 다채롭고 복합적인 화이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너무나 만족스럽고 행복감을 주었던 칸티나 자카니니.

와인도 너무나 만족스러웠는데, 잔도 잘토 글라스를 준비해주셔서 더 만족스러웠다. 사실, 일반 레스토랑 업장에서 잘토처럼 단가가 높은 브랜드 와인잔을 준비해주는게 쉽지 않은 일일텐데. 어쩌면 잔 덕분에 와인이 더 맛있게 느껴졌을 지도 모른다.

 

 

음식들은 상당히 만족스럽고 맛있었다. 통통하고 잘 구운 관자는 한 입 가득 물고 그 쫄깃함과 고소함을 즐기면 역시나 행복감이 밀려온다. 더할 나위 없었다.

성게알 스파게티는 눅진한 맛이 좋았는데, 내가 잠시 자리를 비웠더니 식은 상태로 서빙될까봐 내가 다시 돌아올 무렵에 맞춰서 요리를 준비해 주셨다. 섬세하게 배려해주셔서 참 감사했고, 덕분에 따뜻하고 맛있는 상태로 음식을 즐길 수 있었다.

광어 스파게티는 약간 매콤한 맛이 났는데, 익힌 생선과 함께 요리한 스파게티는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그래도 맛있어서 싹싹 다 비움.

와인을 마시다보니 좀 더 안주할 거리가 필요했는데, 뿔뽀와 광어 크루도 고민하다가 광어 크루도를 주문했다. 광어 회에 올리브 오일과 어란이 올라가 있었는데, 와인이랑 즐기기에 딱 좋았다.

맛있는 식사와 훌륭한 와인으로 여러모로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나중에 꼭 재방문 해야겠다.

2019. 6.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