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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s of Wines

Henriot Brut Souverain (앙리오 브뤼 수버랭), Bouchard Pere et Fils Beaune du Chateau 1er Cru (부샤드 페레피스 본 뒤 샤또)


Champagne Henriot Brut Souverain.

Bouchard Pere & Fils Beaune du Chateau Premier Cru 2016.


파크뷰에서 저녁을 먹으며 마셨던 와인들. 무슨 와인을 마실까 한참을 고민했다. 콜키지가 10만원이라고 해서 그냥 사먹자 하고 갔는데, 와인 리스트를 보니 가격도 그렇고 선택지도 별로 없었다. 사실 가격은 보통 백화점에서 보는 정가보다 조금 더 비싼 수준이라 아주 비싸게 받는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뷔페다 보니 음식을 이것저것 먹을텐데, 어떻게 와인을 고를지 한참 고민했다. 프로모션으로 스페인 와인 3잔을 5만원에 하는, 셀프? 페어링 할 수 있는 구성도 있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와인 마시는 사람도 별로 없고 해서 글라스 와인 상태가 어떨지 몰라 조금 망설여졌다. 고심 끝에 샴페인과 피노 누아 한 병씩 마시기로 했다.

문제는, 프로모션 와인 리스트에 피노는 도멘 이름이 없이 Beaune du Chateau, 1er cru 라고만 써있었던 것. 직원에서 도멘을 물어보니 잘 모르고, 나중에 받아보니 부샤페레피스였다. 아마 본에 있는 프리미에 크뤼 밭에서 남은 포도들 모아서 만들었겠지 싶다.

평소 테이스팅 안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날 따라 왠지 모르게 테이스팅을 했다. 그런데 온도가 너무 높은 것 아닌가. 셀러 보관이 아니라 상온 보관을 했을 거라고 짐작된다. 호텔의 포근한 온기가 전해지는 피노라니.

진상 고객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온도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칠링을 조금만 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마셨는데 신선한 느낌이 별로 없었다. 향은 참 예쁘고 어린 발랄함이 있었는데, 맛은 빛을 잃어버린 느낌이었달까. 아직 꺾일 때가 아닌데 꺾인 느낌. 그래도 본 다운 무게와 적당한 탄닌감이 있어 고기랑 먹기에 나쁘지 않았다.

한편으로 다행이라면, 앙리오가 맛있었다는 것. 적당한 산도와 포근한 버블, 적당한 무게와 구수함, 지나친 요소가 없는,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좋은 샴페인이었다. 이런저런 회랑도 마시고 대게랑도 마시고 그랬다.

근데 파크뷰는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고 음식도 좀 아쉽고 뭐 그런. 비슷한 가격대의 파인 다이닝을 가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패킹 덕을 맛있게 먹긴 했는데, 그래도 이 가격이면 차라리 청담 더라운드 가서 패킹덕을 제대로 먹는게 나을듯.


2019.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