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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s of Wines

Chateau Dauzac 1987 (샤또 도작)

Chateau Dauzac 1987.

 

이 샤또 도작은 와인앤모어에서 올빈 행사할 때 사뒀던 녀석이다. 탄생빈이니까 생일에 맞춰 마시자고 했던 도작.

올빈이니까 이번에 사온 아소를 사용해서 코르크를 열까 했는데, 리콜킹된 와인이라 그냥 열었다. 코르크를 보니 2017년 리콜킹 되었다고 써있다.

 

와인을 오래 보관하다보면 율라지가 낮아져서 리콜킹 할 때 날아간 양 만큼 와인을 다시 채워넣는데, 그 때 한 병을 희생해서 여러 와인 병에 나누어 담는다고 한다. 그런데 일부 와이너리 중엔 숙성이 안된 쥬스 상태의 와인을 넣는 곳도 있다고 하는데, 나같은 일반 소비자로서는 알 방법이 없다. 하지만, 그래도 그랑크뤼 5등급 정도나 되는 곳에서 그렇게 할까 싶다.

 

아무튼, 라벨은 새 라벨인데 디자인은 옛날 디자인의 라벨이 붙어있다. 병은 어딘가 모르게 촌스러운 느낌이 살짝 드는 초록병인데, 어깨도 살짝 좁은 병 느낌이다.

 

색은 오래되어 오렌지 빛이 감돌지만 그래도 깊이가 있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보르도의 향이 반가운 느낌이었다. 오래 되어 짱짱한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죽과 담배의 보르도 향이 있었다. 맛은 의외로 스파이시함이 살아있었다. 약간 게미하면서 육두구 느낌의 스파이시함. 탄닌은 살짝 얹히는 정도로 미미했다. 피니쉬가 은근히 이어졌는데, 끝에는 약간 간장 느낌도 났다. 솔티한건 아닌데, 오래 담근 장에서 느껴지는 복합적인 살짝 구리한 느낌. 그러면서 살짝 건포도 느낌도 있었고. 전반적으로는 부드러운데 스파이시함이 남아있는 와인이었다. 여하튼 즐겁게 경험하며 맛있게 마셨다.

 

역시, 올빈은 맛으로 먹는다기 보다는 경험으로 마시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2019.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