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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US

미국 와인 여행 (포틀랜드) #10.5 힙스터들의 도시 포틀랜드(2)

포틀랜드에는 맛집도 많다고 들었다. 호텔 조식 말고 다른걸 먹어보려고 아침 일찍 나섰다. 


윌라멧 강 주변에 공원이 나오길래 어떤지 궁금해서 일부러 강을 따라 공원을 조금 걸었다. 윌라멧 밸리를 이루는 바로 그 윌라멧 강이 포틀랜드를 지나 태평양으로 흐른다. 공원은 생각보다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었다. 비교적 시골(?) 이라서 그런지 더 깨끗한 것 같고 오히려 노숙자들도 없는 건가 싶었다. 공원으로 아름다운 햇살이 비췄다. 

신기한건, 여러 종류의 오리나 물새들이 저렇게 공원을 거닐며 돌아다니고 있었다는 점. 조깅을 하는 사람들도 크게 신경 안쓰고 조깅하고 있고. 초록빛 공원에 아침 햇살이 비추고 저렇게 한가롭게 동물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니 평화로운 느낌이 들었다.


아침을 먹으러 간 곳은 미리 찾아보았던 곳인 Mother's Bistro & Bar. 거의 오픈 시간에 맞춰 갔는데도 이미 사람들이 꽉 차있었고, 대기를 해야 했다. 여기는 브런치가 유명하다고 해서 적당히 커피와 오믈렛 등등을 시켜서 먹었는데 꽤 맛있게 먹었다. 한 번쯤 또 가보고 싶은 곳이다. 


음식 가격은 대략 10달러 전후. 커피를 각자 시켰는데, 커피는 하나만 시켜서 나눠먹어도 될 뻔했다. 

오믈렛 위에 파를 송송 썰어서 얹어준게 신기했다. 의외로 외국에서도 요리에 파가 들어간걸 간혹 보게 되는데, 그동안 한국에서 파를 요리에 넣는 방식과는 또 조금 다른 양상. 프랑스에서는 아예 샐러드의 한 종류로 파를 주재료로 한 요리를 먹은 적도 있었다. 

싸진 않지만 그렇다고 비싸지도 않은 듯한 가격. 아침에 부실한 호텔 조식 먹는 것보단 나은 듯하다.


이후로는 하루 종일 와인 투어를 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가 또 뻗었었다. 그러고는 늦었지만, 포틀랜드의 밤거리를 구경하러 나섰다. 뒷골목은 좀 으슥해서 무서운 느낌도 들긴 했지만, 그래도 인적이 없어서 무서운 것이었지 할렘가가 있거나 해서 무서운 것은 아니었다. 조금 허기진 느낌에 뭐 먹을 것은 없나 돌아다니다가 시끌벅적한 바에 들어갔다. 앞에서 가드가 신분증을 요구했는데, 마침 여권을 잘 챙겨왔었다. 

River Pig Saloon. 안에는 여러 사람들이 서서 맥주를 마시며 시끌벅적한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무슨 파티라도 하는 듯한 느낌. 우린 조용히 구석자리에 앉아서 먹을걸 골랐다. 보니까 여러 종류의 탭 비어가 있어서 맥주도 시켰다. 

와, 밤에 배고플 때 먹어서 그런가, 아니면 미국 본고장의 맛이어서 그런가, 햄버거가 너무 맛있었다. 거기에 칩도 괜찮았고, 맥주도 맛있었다. 역시 햄맥이 진리인가. 아무튼 적당히 배를 채우고 분위기를 즐기다가 밖으로 나와서 좀 돌아다녔다. 

포틀랜드는 또 커피도 유명하다. 도대체 안유명한게 뭔가 싶기도 하지만, 그들이 유명해지는 이유는 남들이 갖지 않은, 자기들만의 무언가를 담아내기 때문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Tilt 햄버거는 사실 추천받아서 가고 싶었는데 이미 문을 닫았었다. 이름에서 예상되듯, 햄버거 재료들을 높이 쌓아올려 옆으로 살짝 기울어져 나오기 때문에 이름이 tilt  란다.

그렇게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Voodoo doughnut을 발견했다. 밤 늦은 시간인데도 도넛 먹겠다고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귀여운 도넛들. 사실, 도넛을 별로 안좋아하기도 하지만 딱히 맛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그래도 한 번 먹어본 것으로 만족.

이 근처를 지날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경찰들이 와서 누군가를 제압하고 있었다. 미국 경찰이 범죄자를 때려 눕히는 장면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많이 봤지만, 이렇게 코앞에서 바로 보니 조금 무서운 느낌도 들었다. 역시 미국 경찰들한테 함부로 개기면 안됨. 


포틀랜드의 밤거리를 구경하고는 다시 호텔로 와서 푹 쉬었다. 그리고는 다음 날, 또 아침을 먹으러 나갔다. 괴식? 으로 유명하기도 하다는데, 궁금해서 가보았던 The Original Restaurant & Bar. 

 


사실 먹어보고 싶었던 것은 와플 위에 치킨을 얹어주는 음식과 도넛 버거였다. 하지만 아내는 아침부터 그런 헤비한 음식을 먹고싶지 않아했기에, 내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고심 끝에 도넛 버거를 먹기로 결정. 

 

정말, 비주얼 만큼이나 헤비한 맛으로 입 안을 가득 채워줬다. 달고 기름지고 짭짤하면서도 육즙까지 풍만하게, 입 안 가득 미국을 집어넣은 느낌. 아주 만족스러웠다. 

아내의 평범한 아침 식사. 근데 이것도 나쁘지 않았다. 계란 아래에 찹찹 썰어놓은 야채들이 많아서 뭔가 건강을 먹는 느낌도 들었다. 


지나고 보니 포틀랜드에서 좀 더 잘 놀았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른 곳에서 먹어보기 어려운 맛집들도 많이 있고, 가보고 싶고 궁금한 곳들이 더 있었는데 말이다. 또 가보고 싶은 도시다 포틀랜드는. 


2018. 8. 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