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8 US

미국 와인 여행 (윌라멧밸리) #12. Kramer Vineyards in Willamette valley (크레이머)

다음으로 간 곳은 Kramer Vineyards. (https://www.kramervineyards.com/)

이 크레이머 빈야드도 야트마한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다. 

여기는 정말로 웰컴하며 반가워했다. 어떻게 여기를 알고 왔는지 궁금해했다. 한국에 와인으로 유명한 블로거가 있는데 그들이 올린 포스팅을 보고 우리도 궁금해서 와봤다고 했다. 그랬더니 자기 딸이 한국에 유학 가있다면서 엄청 반가워했다. 신기방기.


여기는 테이스팅 메뉴가 다양하게 있다. Reds Only Flight, Dessert Flight, Discovery Flight, Sparkling Flight. 스파클링부터 디저트까지, 안 만드는 와인이 없다. 한 식사 코스에 와인 페어링을 이 와이너리의 와인만으로도 완성할 수가 있겠다. 우린 레드와 스파클링으로 시음하기로 했다. 

앞에서 와인들에 대해 아주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우리가 스파클링 와인 마시기 전에 뽀글이 소리를 먼저 들었더니 우리를 너무 귀여워 했다. 와인 중 특이했던 것은, 게뷔르츠트라미너같은 독일 품종으로 스파클링을 만든다는 사실. Gruner Veltliner 는 살짝 단 향에 초록 사과, 라임이 느껴졌고, Muller Thurgau 는 파인애플, 시트러스, 미네랄에 약간 스윗한 느낌이 있었다. 즐거운 경험들이었다. 

레드도 특이했던 것은, 피노 누아의 서로 다른 클론들로 와인들을 만들었다는 점이었다. 마치 실험을 하듯, 같은 밭에서 서로 다른 클론의 피노를 심어서 각 클론의 특징들을 살펴본다고 했다. 그래서 포도밭을 살펴볼 때 각 클론별로 심어져 있는 것을 알려주었다. 와인을 만들기 위한 도전과 탐구, 노력이 느껴졌다. 


포도밭 바로 옆에 테이블들이 있었고, 따사로운 햇살을 감상하며 와인을 마셨다. 목을 축이라고 물도 가져다 놓았는데, 세심하게 신경 쓴게 느껴졌다. 


셀러 도어 내부에는 이렇게 여러 와인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가운데 있는 저 커다란 와인 잔은 탐이 났다.

참 다양한 와인을 만든다. 올드 빈티지의 라이브러리 와인들도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다. 와인 구입할 때 클럽 멤버는 할인을 30%까지도 받을 수 있다. 부러워라...

또 다른 부러운 것은 이런 이벤트다. 우리가 방문했던 8월 말은 조금 일렀지만, 대부분 9월에는 포도를 수확하는데, 수확기에 맞춰 와이너리마다 이벤트를 하는 곳이 많다. 그 밖에도 앞서 방문했던 엘크 코브처럼 다양한 행사들을 하는 곳들이 있다. 미국에 산다면 이런 이벤트에도 가보련만. 


와인을 마시고는 바로 앞에 포도밭 구경을 갔다. 직원분이 포도밭 구경갈래? 해서 간다고 했더니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셨다. 여기부터 여기까진 무슨 클론을 심고 저기는 무슨 클론을 심고 해서 클론별 피노의 특징을 살펴본다고. 

이렇게 포도밭을 가이드 해주며 구경했던 곳은 나중에 갔던 Krupp Brothers 외에는 여기가 유일했던 것 같다. 크룹 브라더스는 아주 비싼 투어를 했던걸 생각하면, 호의로 이렇게 가이드를 해준건 크레이머가 유일한 듯 하다.


우리가 떠날 무렵엔 방문객들이 더 있었다. 이 시골 마을의 산 언덕까지 어떻게 다들 알고 찾아오는지, 우리도 조금 신기한 느낌. 하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를 아주 반갑게 맞이해주고 친절하게 설명과 안내까지 해줘서 더 좋았을 뿐더러, 시골 마을의 정겨운 느낌마저 들었다. 

궁금한 마음에 피노 누아의 서로 다른 클론 두 가지를 사왔다. 아직 집에서 마셔보진 못했지만, 언젠가 비교 시음을 하고 올릴 예정이다.


2018. 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