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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s of Wines

VeuveClicquot, Domaine Rietsch Klevener, Frederic Magnien GevreyChambertin, Camille Giroud Bourgogne

Veuve Clicquot 2008.

Domaine Rietsch Klevener de Heiligenstein.

Frederic Magnien Gevrey-Chambertin Vieilles Vignes 2016.

Camille Giroud Bourgogne Rouge 2016.

프랑스로 와인 여행을 다녀온 후 한동안 와인을 좀 쉬었었다. 매일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부르고뉴 와인을 하루 종일 며칠간 마셨더니 당분간 부르고뉴 와인은 좀 당기지가 않았다. 그러다 오랜만에 다시 부르고뉴 와인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Veuve Clicquot 2008.

먼저, 뵈브 끌리꼬 2008. 최근 여행에서 샴페인 하우스들도 돌아다녔는데, 아쉽게도 뵈브 끌리꼬는 방문하지 못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내부 공사로 한동안 샴페인 하우스가 닫힌 기간이었다. 그런 아쉬움을 달래주는, 오랜만에 마시는 뵈브 끌리꼬. 빈티지가 좀 있는 샴페인이라 그런지 구수하게 익은 느낌과 함께 적당한 산미가 잘 올라왔다.

Domaine Rietsch Klevener de Heiligenstein.

네추럴 와인이 한참 유행인데, 유행에 맞게? 네추럴 와인. 도멘 리취의 와인을 처음 마셔보는건가 했는데, 들어보니 예전에 집에서 한 병 마셨던, 펭귄 그림이 있는 끄레망이 도멘 리취의 와인이었다. 그 때는 별 생각 없이, 그냥 맛있다고 마셨던 기억.

이번에 마신 도멘 리취의 클레베너 와인은 알자스 지방의 사바냥 로제(Savagnin Rose)라는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인데, 잠깐 위키를 검색해보니 트라미너와 같은 과인데, 알자스의 게브뤼츠트라미너보다는 아로마가 조금 덜하다고 한다. 낯선 품종인데다 네추럴 와인이다보니 뭔가 특징을 구분해서 느끼기는 어려웠지만, 역시 잘 익은 사과같은 느낌이 맛있게 느껴졌다.

조금 새로웠던 것은, 처음 따랐을 때는 투명한 빛이 돌면서 약간의 부유물? 이 있는 정도로 보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조금씩 뿌옇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전에 네추럴 와인들이 뿌옇게 보였던 것이 시간 경과에 따른 것인가 싶기도 하고, 필터를 안해서 그런건가 싶기도 한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Frederic Magnien Gevrey-Chambertin Vieilles Vignes 2016.

다음으로 마신 와인은 오랜만에 쥬브레 샹베르땡. 이전에 같은 도멘인 프레드릭 마니앙의 꼬뜨 드 뉘 빌라쥬 꼬르 드 로슈를 마셔봤었는데, 그럭저럭 마실만 했었다. 그래서 얼마 전 와인 앤 모어에 갔다가 보이길래 사왔던 와인. 오랜만에 쥬브레 샹베르땡을 마시니 역시 맛있다.

최근 부르고뉴 여행에서 느꼈던 것은, 쥬브레 샹베르땡이 좀 더 내 취향이라는 것. 이번에도 역시 쥬브레 샹베르땡이구나 하며 마셨다. 다만 좀 아쉬웠던 것은, 비에비뉴라 그런건가 베리베리한 느낌도 좀 약하고, 견고한 느낌이라던가 구조감이라던가 조금은 약했다는 점. 난 좀 더 선명한 쥬브레 샹베르땡을 좋아하는 듯.

Camille Giroud Bourgogne Rouge 2016.

마지막에 마신 까밀 지로 부르고뉴 루즈 2016. 내 스타일이지만, 섬세하고 공들여 마셔야 하는 와인은 초반에 마시고, 편하게 와구와구 마셔도 되는 와인은 나중에 마시는게 좋다는 생각이다. 아무래도 취하면 혀도 코도 조금은 무뎌져서 맛도 향도 덜 예민하게 느끼게 된다. 그래서 조금 단순한 와인이 나중에 마시기에는 오히려 좋다.

이전에도 까밀 지로의 끌로 드 부조 그랑 크뤼를 맛있게 마셨었는데, 부르고뉴 레지오날 급의 와인도 먹기 편하고 맛있게 마셨다. 적당히 배도 부르고 적당히 기분 좋게 취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즐거운 시간을 마무리하는 적절한 와인이었던 듯. 그리고 와인도 뭔가 신경써서 마셔야겠다는 마음의 부담도 덜하고, 와인에게도 덜 미안한 느낌도 있고.

그나저나, 마지막엔 안주로 이 브리 치즈를 같이 먹었는데 너무나 맛있었다. 화이트 치즈를 좋아하는데 이 브리는 특히 더 맛있었다. Payson Breton. 기억해둬야지.

2019. 3. 27.